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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el Space 

2008 - 2013

 

#종이위의_픽셀

픽셀은 디지털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다. 첫 시리즈 작업인 픽셀 스페이스는 그런 사전적인 의미의 픽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서 진행한 작업이다. 개인의 모습을 작은 점(픽셀)에 투영하여 웹(스페이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작업이 시작된 파리에서의 생활은 여행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었다. 새로운 문화와 언어로 둘러싸 인 삶속에서 나는 거대한 세계의 작은 점이 된 느낌이었고 작은 아파트가 오히려 넓게 느껴질 정도로 외로웠다. 그럴 때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이었는데, 노트북을 닫으면 그 세계와 단절되었다. 로그아웃하고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순간이 무척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을 던지게 되었고, 그 경계에서 오는 공허함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온라인 네트워크로 인한 새로운 인간관계와 현상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와 댓글 문화들은 나에게 아주 흥미로운 소재들이다. 이런 소재들로 구성된 드로잉은 얇은 종이를 겹쳐 쌓은 알록달록한 블록들과 합쳐져 픽셀 피플이 되었다.

무수한 사건과 사고, 익명의 죽음을 인터넷을 통해 한 장의 jpg 이미지로 접할 때 오히려 그것은 현실감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 사건은 정말 일어난 것일까? 누군가의 이익과 목적에 의해서 조작 된 것은 아닐까?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사건들 속에 진실이 있는 것은 아닐까? 가상 세계에서 살기시작한 우리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디지털 이미지 사이에서 사물을 이미지로 접할 뿐이다. 보는것, 아는것과 존재하는것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발생한다. 픽셀 스페이스는 정보들 을 나만의 관점으로 수집하고 해독해, 확장된 세계를 작은 부분부터 정리한 일종의 신문이다. 오늘도 나는 끝없이 연결된 링크를 클릭해 미스테리하고 모호한 것들, 음모론 같은 것을 수집한다. 예를 들면 백두산 천지에서 발견된 괴생물, 중국 깊은 산 속에서 태어난 온몸에 털이 난 아이, 눈이 3개인 사람, 설인, 외계인, 비밀스러운 지하조직, 나는 이런 거짓말 같은 정보들 사이에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영화 <맨 인 블랙>에서 가십거리가 가득한 타블로이드 신문 속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 수사에 착수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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